배스 조행

요상한 상황

-=鬼神=- 2006. 2. 2. 11:43


무더위가 극에 달했을때쯤 친한 동생과 수로에서 보팅낚시를 했습니다.
보트가 워낙 작아 캐스팅할때 서로 배려하지 않으면 자칫 불행한 사태(로드 파손,안전사고 등)
가 발생할수 있기에 조심조심 낚시를 했습니다.

한수 한수 주거니 받거니 재미있게 낚시를 하며 상류로 진행하던중
동생이 수초 엣지부분에 떨군 스플릿샷 컬리테일을 30Cm 초반급이 받아먹었습니다.

훅셋과 동시에 녀석은 좌-우로 미친듯이 헤엄치며 저항했고, 그로 인해 바늘을 이탈한 컬리테일
웜이 라인을 타고 위로 올라가 스플릿 봉돌에서 멈춰져 녀석이 헤엄칠때마다 웜은 녀석의 옆에서
현란한 액션을 보이며 따라다니고 있었습니다.

그순간..
이 헤엄치는 웜을 보고 훅셋된 놈보다는 조금 더 커보이는 녀석이 갑자기 나타나 웜을 삼키려고
서로 뒤엉켜 싸우는것같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흔치 않은 광경에 동생과 저는 랜딩은 제쳐두고 낄낄거리며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두마리의 배스를 향해 고놈들보다는 또 조금 더 큰 40Cm급이 돌진하였습니다.
웜을 받아먹겠다고 따라다니던 35Cm급 녀석은 화들짝 놀라 도망가고, 그자리를 40Cm급이
이어받아 웜을 공격하려 애쓰는 찰나에..

'설마 받아먹는거 아냐?' 하면서 제가 들고있던 스피너베이트를살짝 녀석들쪽에 폴링시켰습니다.
웜을 뒤쫒던 40Cm 배스는 폴링하는 스피너베이트를 발견하자마자 그대로 덥치더군요.
결국 처음 히트시킨 동생은 30Cm 초반급을 잡아내고, 옆에서 낄낄거리며 구경하던 저는 어부지리로
40Cm급을 줍는(?) 희한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진이나 글로 설명이 잘 되지 않아 아쉽지만..그 짧은 10여초간의 경험은 지금 생각해도 즐겁기만
합니다.
영상물이나 조행기에서 여러마리의 배스가 하나의 베이트를 경쟁적으로 뒤쫒는 장면은 몇번
접해봤지만, 눈앞에서 생생하게 직접 구경하긴 처음이고, 그중 한녀석을 낚아낸것도 처음이며,
아마 마지막일듯 합니다.

대물은 아니지만 잡아낸 상황이 워낙에 특이하고, 배스의 먹이경쟁에 대한 좋은 경험이였기에
조우분들과 입낚시할때마다 녀석이 심심찮게 등장할것 같습니다.